사회정책은 자본주의사회가 산출한 것이며, 따라서 그 술어조차 근대적인 것은 물론이니 조선의 과거세기에 있어서 이러한 사회정책이 어찌 있었을 것인가? 그러나 사회정책의 성격은 어디까지든지 그 사회의 치자계급이 피치자계급의 항쟁을 완화, 혹은 진무(賑撫)하려는 방법이며, 그 방법은 혁명을 피하는 개량적 급지(及至) 온정적인 것이니 계급이 존재하는 사회에는 계급대립이 없지 않으며 계급대립이 있는 이상에는 치자계급으로서 취할 방법은 대개 동일한 성격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선 종래구제제도를 사회정책이라 강칭(强稱)하려 하는 것이며, 이 강칭 에 대하여 필자는 굳이 거부하지 못한 것이다. 요즈음 사회복지학 교재 중 발달사를 보면 공통된 것이 서양 위주이며, 우리의 정통성에 대한 논의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조선의 역사만 보아도 정조 임금 대에 즉위년인 1776년부터 20년간 구호에 대한 행정실례를 연도별, 월일별, 종류별로 구분하여『혜정연표(惠政年表)』,『혜정요람(惠政要覽)』으로 편찬하였다.『조선사회정책사』는 당시의 시류에 따라 한문 위주의 집필이라 현대 젊은 세대들로는 읽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책이 희귀성이 있어 접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한문에 대한 토시와 해석을 겸하여 역·편찬하였다.